칼럼

소유냐 존재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졸꾸둘기 2021. 11. 8. 08:34

 

소유냐 존재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단계적인 문제다. 모든 인간에게는 소유욕과 존재욕이 동시에 존재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나머지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다. 소유욕만 채우다 보면 삶의 무의미에 휩싸이고 존재욕만 채우다 보면 평생 번뇌에 빠진다. 둘을 잘 채우기 위해서는 소유욕을 채운 뒤 존재욕을 채워야 한다.

 

소유욕은 생존 욕구다. 소유욕은 음식을 못 구해 굶어 죽을 위기에 대비하려고 식량을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생존, 최소한의 생활을 하고 싶다는 본능이다. 최소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강남에 내 집 마련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사람이 있고 허기만 해결해도 채워지는 사람이 있다. 처음엔 최소치를 넘어 소유욕을 폭발시켜야 한다.

 

난 존재욕만 바라봤었다.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생각보다는 구도자가 되고 싶었다. 어릴 때 받은 종교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금은 구도자가 되고 싶은 욕구, 존재욕을 좀 내려두고 먼저 소유욕부터 채우려고 한다. 집을 물건으로 채운다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강한 능력을 가진 인간으로 거듭날 거다. 이게 진정한 구도자로 가는 길이라는 확신을 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