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유는 선택지를 늘리는 능력이다

졸꾸둘기 2022. 1. 10. 08:53


여유는 선택지를 늘리는 능력이다. 성격이 느긋하고 차분한 편이라 마인드 컨트롤이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림없는 소리다. 음식점에 가서 명상한다고 내가 고를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나지 않는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지라고 스스로 세뇌하는 것 밖에는 선택지를 늘릴 방법이 없다.

선택지를 늘리는 건 객관적인 실력이 필요하다. 음식점에서 돈이 부족하면 모든 메뉴를 먹을 수 없다. 객관적인 가치인 돈이 있어야 가격 상관없이 먹을 수 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직업, 취미, 회사, 사람 모두 객관적으로 검증할 만한 능력이 있어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

선택지를 늘리는 건 용기도 필요하다. 돈이 있어도 같은 메뉴만 먹는 건 문제가 있다. 기회비용 따졌을 때 선택지 고수가 합리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아니라면 여유가 없는 거다. 만약 그렇다면 기존 선택을 합리화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쓸 수 없는 능력은 능력이 없는 것과 같다.

여유는 경험에서 나온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데 여유도 그렇다. 선택지를 늘리는 실력과 용기는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고 선택해 보는 경험이 결정한다. 어쭙잖은 정신 수양으로 여유를 얻으려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나이브한 마음을 버리고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