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를 찾아준다는 사람을 만났다칼럼 2021. 11. 15. 10:26
아버지를 찾아준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아버지 계신 곳에 데려다줄 테니 같이 가겠느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아버지께 무슨 일이 생긴건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대답해야 했고, 난 따라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어떤 방에 나를 데려갔다. 그곳엔 침대가 하나 놓여있었다. 그는 안대를 쓰고 누우라고 했다. 나는 안대를 쓰고 눕자마자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햇살이 얇은 커튼 사이로 방 안을 밝히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방 안을 둘러봤다. 이 방은 내가 누웠던 방이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기숙사였다. 대학교 기숙사였는데 처음 들어보는 대학교였다. 화장실을 보니 샤워 도구가 비치돼있길래 샤워를 했다. 평소에 하던 냉수마찰까지 했다. 정신이 맑아졌다. 난 그 뒤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오니 어떤 회의실이 나왔다. 그곳엔 여러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갑자기 한 명씩 내게 자기주장을 펼쳤다. 들어보니 내가 과거에 개소리라고 생각했던 주장이었다. 평소라면 무시하고 넘어갔지만, 오늘은 나도 반론을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논박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20명이 넘는 사람과 토론을 하게 됐다.
서로 반론을 주고받다 보니 내 생각이 더욱더 선명해졌다. 반론을 통해 비본질을 떼어 낸 느낌이었다. 공격을 받으면 마음이 나약해질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공격을 받으니 오히려 반작용으로 나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으니 꿈에서 깼다. 그리고 깨달았다. 부딪히고 깨지는 경험이 나를 만드는 아버지라는 것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이유 (0) 2021.11.29 불운도 내 탓이다 (0) 2021.11.22 소유냐 존재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0) 2021.11.08 함께 프로젝트 하던 팀원이 탈주했다 (0) 2021.11.01 내가 로또를 안 사는 이유 (0) 202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