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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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 내 경험을 녹이는 방법칼럼 2022. 1. 17. 07:00
'그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한 문장에서 많은 경험을 얻었다. 예전에 트레바리 파트너로 활동할 때 이벤트에 참여했다. 좋아하는 문장을 적어내서 선정되면 와인을 주는 그런 이벤트였다. 이벤트에 참여하며 난 저 문장을 적어냈다. 아쉽게 와인은 못 받았지만 문장으로 명함을 만들어 선물 받았다. 문장을 문자로만 이해했다. 저 문장을 쓸 때는 매트릭스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날 어디서 본 문장을 적어서 냈다. 이건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 대사다. 난 모피어스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저 말을 했는지 모른다. 내 길도 몰랐지만 모피어스의 길은 아예 모르고 있었다. 모피어스가 누군지도 몰랐으니까. 지금은 문장에 경험을 녹일 수 있다. 내가 어떤 길을 알기만 했을 때와 그 길을 걸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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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는 선택지를 늘리는 능력이다칼럼 2022. 1. 10. 08:53
여유는 선택지를 늘리는 능력이다. 성격이 느긋하고 차분한 편이라 마인드 컨트롤이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림없는 소리다. 음식점에 가서 명상한다고 내가 고를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나지 않는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지라고 스스로 세뇌하는 것 밖에는 선택지를 늘릴 방법이 없다. 선택지를 늘리는 건 객관적인 실력이 필요하다. 음식점에서 돈이 부족하면 모든 메뉴를 먹을 수 없다. 객관적인 가치인 돈이 있어야 가격 상관없이 먹을 수 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직업, 취미, 회사, 사람 모두 객관적으로 검증할 만한 능력이 있어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 선택지를 늘리는 건 용기도 필요하다. 돈이 있어도 같은 메뉴만 먹는 건 문제가 있다. 기회비용 따졌을 때 선택지 고수가 합리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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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시작하는 데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칼럼 2021. 12. 20. 10:39
이유가 항상 충분할 필요는 없다. 베이즈 통계학에는 '이유 불충분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 베이즈 통계학에서는 사전 확률을 통해서 사후 확률을 구하는데 사전 확률을 모르면 일단 적당한 값을 넣고 진행한다. 처음엔 우선 적당한 값을 넣었지만 시행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진짜 확률에 가까워진다. 일단 저지르는 거다. 달리면서 수습하다 보면 점점 이상적인 상태에 가까워질 거다. 엄밀해 보이는 통계학에도 직감을 허용하는데 인생에는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다. 끌리면 가는 거다. 무언가 시작하는데 충분한 이유는 필요 없다. 어차피 시작하기 전엔 모르는 것도 모르니 충분한 이유도 못 찾겠지만. 글쓰기를 쉬며 생각했었다. '난 글을 잘 쓰고 있나?', '너무 기계처럼 썼나?', '글 실력을 퀀텀 점프시킬 방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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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배우고 싶으면 모임에 나가라칼럼 2021. 12. 6. 12:52
어린 아이들은 원숭이 새끼와 같다. 실제로 원숭이, 침팬지와 비교해보면 지능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다른 유인원과 다른 이유는 사회적 학습이다. 타인을 통해 빠르게 배운다. 이 능력은 압도적이라 하버드대 교수가 학생들 대상으로 상호학습을 시켰는데 일자리의 위협을 느꼈을 정도다. ‘내 친구 5명의 평균은 나다.’ 이 말도 상호학습 때문이다. 우리는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친구가 된다. 그런데 친구가 된다면 더욱더 빠르게 비슷해진다. 덕분에 무엇을, 어떻게, 왜 배우는지는 내 주변 인간관계에 달려있다. 결국, 주변 사람이 내 학습역량을 결정한다. 내가 독서 모임을 꾸준히 하는 이유다.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참여 기간이 2년이 넘은 모임이 2개 이상이다.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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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이유칼럼 2021. 11. 29. 11:56
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을까?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면 시간이 흐른다. 그 시간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엔트로피는 무질서도인데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 건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신경을 꺼야 할 소음일 수도 있고 붙잡아야 할 신호일 수도 있다. 즉, 우리가 행동하면 행동할수록 소음과 신호가 많아지니 복잡해진다. 계획과는 점점 멀어질 확률이 높다. 계획을 세우지 말아야 할까? 어차피 계획대로 안 되니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배우기 위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계획은 곧 예측이다. 우리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예측했는지 알면 나중에 상황이 바뀌어 예측이 틀렸을 때 무엇이 바뀌었는지, 바뀔 부분은 왜 고려하지 못했는지, 다음 예측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배울 수 있다. 예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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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도 내 탓이다칼럼 2021. 11. 22. 20:05
불운도 내 탓이다. 운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하지만 내 일이 잘 안되면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미리 위험 대응책을 준비했어야 한다. 불운을 못 막는다면 탈출로를 생각했어야 한다. 능력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했다면 책임 회피는 하지 말아야 한다. 모두 나 때문이다. 후회하기보다는 반성하기 위해서다. 과거 일에 대한 책임을 내가 가지고 있던 남에게 주던 결과는 똑같다. 어차피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까. 하지만 과거를 반성하며 교훈을 얻냐 마냐는 차이가 있다. 과거는 못 바꿔도 과거를 바라보는 태도는 현재에서 결정하니까. 내 영역으로 끌어와야 바꿀 수 있다. 타인은 바꿀 수 없다. 남탓을 하며 책임을 남에게 미루면 그 일은 내가 닿을 수 없는 영역으로 넘어가 버린다. 미래를 바꾸려면 과거를 모두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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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찾아준다는 사람을 만났다칼럼 2021. 11. 15. 10:26
아버지를 찾아준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아버지 계신 곳에 데려다줄 테니 같이 가겠느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아버지께 무슨 일이 생긴건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대답해야 했고, 난 따라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어떤 방에 나를 데려갔다. 그곳엔 침대가 하나 놓여있었다. 그는 안대를 쓰고 누우라고 했다. 나는 안대를 쓰고 눕자마자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햇살이 얇은 커튼 사이로 방 안을 밝히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방 안을 둘러봤다. 이 방은 내가 누웠던 방이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기숙사였다. 대학교 기숙사였는데 처음 들어보는 대학교였다. 화장실을 보니 샤워 도구가 비치돼있길래 샤워를 했다. 평소에 하던 냉수마찰까지 했다. 정신이 맑아졌다. 난 그 뒤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오니 어떤 회의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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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칼럼 2021. 11. 8. 08:34
소유냐 존재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단계적인 문제다. 모든 인간에게는 소유욕과 존재욕이 동시에 존재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나머지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다. 소유욕만 채우다 보면 삶의 무의미에 휩싸이고 존재욕만 채우다 보면 평생 번뇌에 빠진다. 둘을 잘 채우기 위해서는 소유욕을 채운 뒤 존재욕을 채워야 한다. 소유욕은 생존 욕구다. 소유욕은 음식을 못 구해 굶어 죽을 위기에 대비하려고 식량을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생존, 최소한의 생활을 하고 싶다는 본능이다. 최소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강남에 내 집 마련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사람이 있고 허기만 해결해도 채워지는 사람이 있다. 처음엔 최소치를 넘어 소유욕을 폭발시켜야 한다. 난 존재욕만 바라봤었다.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생각보다는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