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한다고 하면 같은 감정을 느껴야 하는 줄 알았다. 친구가 기분 나쁜 일을 당하면 같이 화를 내 거나 슬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난 이게 안 됐다. ‘뭐.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난 공능제(공감능력제로)인가 싶었다.
공감은 동감이 아니다. 공감은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꼭 같은 감정을 느낄 필요는 없다. 같은 감정을 느끼는 건 동조나 감정이입일 뿐이다. 상대가 일시적으로 위로받는 기분은 느낄 수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된다.
공능제가 맞긴 했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움을 줄 때도 내 방식대로 줬다. 내 해결책이 상대에게 어떨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느긋하게 들어주는 게 최고였는데 무례한 오지랖을 부렸다.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져서.
지금은 진짜 공감을 하려고 노력한다. 공감은 긍정적 의도를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관심을 보이는 자질이다.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내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꿈틀대는 욕망을 자제하려 한다. 공감도 지능이기에 개발할 수 있음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