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예전 살던 아파트에 길옆에 식물을 심어놓은 곳이 있었다. 외출할 때 풀숲을 헤집고 가면 빠르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길로 가려면 한참 돌아가야 했다.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처음엔 1~2명이 헤집고 갔다. 시간이 지나고 여러 명이 그러니 식물은 망가졌지만 길이 생겼다.

 

막는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아파트 관리인 입장에서는 식물이 망가지니 식물을 다시 심고 팻말과 현수막을 다는 등 어떻게든 막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돌아가는 것보단 그 옆에 다른 길을 만드는 게 효율적이었다. 사람들은 다른 위치에서 식물을 헤집기 시작했다.

 

막아도 해결이 안 되면 시스템을 다시 설계하는 게 필요하다. 관리인이 모든 부분을 다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처음에 사람들이 헤집고 다닌 부분에 제대로 된 길을 아예 만들었다. 사람들이 욕구를 막기보다는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했다.